‘공황장애’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현대 사회. 그만큼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긴장하거나 불안한 수준을 넘어, 심장이 터질 듯한 두근거림, 질식할 것 같은 호흡 곤란, 극심한 어지러움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 공황장애는 특별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불안과 공포가 밀려오는 정신과적 질환을 의미합니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숨이 막혀오는 극심한 공포.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떠올립니다.
‘이러다 정말 죽는 건 아닐까?’

이 끔찍한 경험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고, 일상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절망감을 안겨줍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마치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전조 증상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당사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응급실을 찾기도 합니다. 때로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깊은 우울증이 공황장애의 도화선이 되기도 합니다.
공황장애,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만 죽음에 이르지 않는 이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황 발작 그 자체로 사람이 죽는 경우는 없습니다. 공황 발작 시 나타나는 격렬한 신체 반응은 우리 몸의 생존을 위한 경보 시스템이 오작동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위험을 감지하면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심장 박동을 늘리고 호흡을 가쁘게 만들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에너지를 만듭니다. 공황장애는 실제 위험이 없음에도 이 경보 시스템이 울리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것은 위험으로부터 빠르게 도망치기 위해 근육에 피를 공급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건강한 심장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숨이 가쁜 증상 역시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려는 몸의 노력일 뿐, 실제로 호흡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과호흡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즉, 공황 발작의 증상들은 지극히 고통스럽지만, 신체를 파괴하거나 생명을 앗아가는 병리적인 과정이 아니라, 잘못된 신호에 대한 우리 몸의 과장된 ‘보호 반응’인 셈입니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약을 먹으며 적극적으로 보호합니다. 하지만 정신이 보내는 위험 신호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내 몸을 지키는 것처럼, 내 정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역시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첫걸음은 바로 ‘기록’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과정은 통제력을 되찾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감정일기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공황을 경험했을 때의 날짜, 시간, 장소, 그리고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상세히 기록해 보세요.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어떤 신체 증상이 나타났는지, 그리고 ‘죽을 것 같다’ 혹은 ‘미쳐버릴 것 같다’와 같은 구체적인 생각까지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는 것입니다.

이 기록이 쌓이면, 어떤 상황에서 나의 불안이 증폭되는지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막연한 공포의 실체를 파악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때도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나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보는 용기로 진정한 회복이 시작되는 기록의 힘을 믿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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